• Tournay (2011)
  • 인원 : 2~4인
  • 게임 시간 : 60분 

 

최근 기회가 되어 주변 지인들과 보드게임을 많이 하고 있다. "라"와 "렉시오", "패치워크" 등을 정말 재미있게 했는데, 그 여세를 몰아 얼마 전 대학교 동기들과의 여행에도 보드게임을 가져갔다. 바로 이번에 글을 써볼 "투르네"와 "링코"였다. 겨울이라 그런지 해가 생각보다 정말 빨리 떨어져서 본의 아니게 3박 4일간의 지옥의 보드게임 전지훈련이 되어버린 여행이었는데, 두 게임 모두 나름의 재미가 있었지만 보드게임을 별로 안해본 내 친구들에게 속칭 "머리 빠개지는 게임"으로 불렸던 투르네가 기억에 남아 짧게나마 글을 남겨보려고 한다.

 


<출처/boardgamegeek-Surya>

 

투르네는 자신의 영지 안에 사람과 건물들을 놓으면서 마을을 키워나가는 게임이다. 자기 앞에 카드를 놓을 3x3 크기의 땅이 있다고 가정하고, 중앙에 있는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가져온 다음 비용을 내고 그 땅에 놓아 점수를 받는다. 땅에 내려놓은 카드들은 제각기 기능이 있어서, 일꾼을 이용해 그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 과정들을 반복해서, 자신이 가장 높게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테크를 잘 선택해서 타면 좋은 등수를 받을 수 있다. 

 


<출처/boardgamegeek-fabricefab>

 

자신의 땅에 내려놓을 수 있는 카드에는 100장이 넘는 카드가 있는데, 종류는 다양하지만 크게 나누자면 3 분류로 나눌 수 있다. 위 사진과 같이 사람, 건물 카드, 그리고 3단계 건물들인 승점건물들이다. 사람 카드는 대부분 같은 행/렬에 놓여진 건물에 버프를 주는 기능을 하고, 건물은 자신의 일꾼 말이 들어가서 나타낼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람카드와 건물카드를 적절히 섞어야 최소한의 액션으로 최대의 기능을 뽑을 수 있다. 3단계 승점건물들은 사진에는 없으나 말 그대로 승점을 주는 기능을 하는데, 각자 나름의 다른 점수 뻥튀기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독특한 특징으로 3단계 건물들은 각기 가진 조건에 따라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점수를 주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지었다가는 눈물을 흘리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겠다.

 


<출처/boardgamegeek-fabricefab>

 

인물카드와 건물카드만 있었다면 행복한 마을 가꾸기 게임이 되었겠지만, 평화로운 마을을 해치는 이벤트 카드들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게임을 빠듯하게 만들어준다. 카드를 뽑아오는 중앙에 있는 9개의 카드 더미에 각각 1개씩 이벤트 카드들을 발동 시키는 함정카드가 존재하는데, 카드를 뽑다가 이 함정카드가 나타나면 이벤트가 발동된다. 이벤트의 종류도 각양 각색인데, 돈을 없애는 이벤트 부터 일꾼이나 자신의 건물을 못쓰게 만드는 등 다양하게 플레이어들을 방해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첫 번째 이벤트 발동에 비해 가면 갈수록 그 페널티가 커진다는 것이다. 무한정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쨋건 갈수록 이벤트들의 효과가 강해지게 되므로, 미리미리 방어책을 마련해 두어야한다. 이 이벤트 카드들은 견제의 요소로도 사용되는데, 건물카드 중에는 이 이벤트 카드의 효과를 상대방에게 주는 것들이 있다. 이 견제들을 정면으로 계속 맞을 경우.. 타이어 없이 휠로만 억지로 굴러가는 자신의 마을을 볼 수 있게 된다. 

 


<출처/boardgamegeek-rober>

 

이렇듯 투르네는 카드를 받아와서 자기 마을에 내려놓고, 또 그 카드의 기능을 일꾼을 통해 이용하기를 반복하며 승점을 최대화 시키는 게임이다.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견제의 요소도 심하지 않게 잘 버무려져 있고 다양한 카드들로 다양한 테크를 탈 수 있어 리플레이성도 나쁘지 않은것 같았다. 다만 당연한 역효과로, 카드들 기능이 다양하다보니 카드 종류들이 머리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테크의 갈피를 잡기 힘든 점이 있다. 또 한가지 아쉬웠던 점이라면 테마성이 낮아 즉각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키기가 힘들다는 점인데, 거기에 내가 이제까지 해왔던 게임들에 비해 드라이한 진행이 합쳐져 첫 한두판은 상당히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시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었고, 3박4일간의 훈련을 거치고 나니 점점 더 게임이 수월해지고 게임의 맛도 알게 되었다. 여기저기 강력하게 추천할 정도의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꽤 잘만든 수작이라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1번 플레이되고 책장에서 잠을 자고 있다면, 다시 꺼내서 3~4번만 더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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