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배추를 보러가자!
여행 첫날이어서 그런지 Ximen Inn Cube의 밤은 정말 길었다. 시차 같은 것도 없는데도 잠이 너무 안와서 기분은 거의 밤을 꼴딱 센 느낌이었다. 본인은 아니라고 했지만 성희형도 잠이 안왔는지 새벽같이 일어나서 샤워를 했다. 8시 쯤에 아침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여행을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공들여 찾은 건굉우육면을 드디어 먹어보는구나 싶었다. 메뉴가 뭔가 많았지만 잘 모르니 만만한 우육면을 주문했다.
여행 첫날이어서 그런지 Ximen Inn Cube의 밤은 정말 길었다. 시차 같은 것도 없는데도 잠이 너무 안와서 기분은 거의 밤을 꼴딱 센 느낌이었다. 본인은 아니라고 했지만 성희형도 잠이 안왔는지 새벽같이 일어나서 샤워를 했다. 8시 쯤에 아침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여행을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공들여 찾은 건굉우육면을 드디어 먹어보는구나 싶었다. 메뉴가 뭔가 많았지만 잘 모르니 만만한 우육면을 주문했다.

면발은 통통하고 고기는 실한 것이 군침이 흐를 것 같지만 사실 나는 맛이 없었다. 아직 현지화가 덜 되었던건지 약간 꼬리한 소스냄새가 그때는 무리였나보다. 후루룩 후루룩 맛있게 잘먹는 성희형을 앞에 두고 '이걸 어찌 다먹나' 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는데 그 찰나에 다른 테이블에 있던 구세주와 같은 빨간 소스가 눈에 들어왔다. 설마 대만의 된장 같은 건 아니겠지.. 라고 약간의 의심과 함께 살짝 맛을 보니, 유레카! 고춧기름이었다. 역시 한국인은 매운맛이었나보다. 우육면에 고춧기름을 팍팍 넣고 휘휘 저어 먹으니 그제서야 맛있었다. 옆에 한국의 장아찌같은 반찬도 있었는데 그것도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다. 지금 사진을 보니 침이 꼴깍 넘어가는데.. 그땐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왜 사진을 하필 이렇게 찍었을까... ㅋㅋ 여하튼 우육면을 먹고 숙소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건굉우육면을 먹으러 가는 길에 카페를 하나 봐둔게 있어서 모닝 커피나 한 잔 할 겸 들어갔다. 스포츠 센터에 붙어있는 카페였는데 한국의 여느 카페와 별 다를게 없었다. 가져온건지 거기서 산건지 모를 삶은 계란을 드시는 분이 있던 것 빼고는 똑같았다. 노트북을 펼쳐 놓고 뭔가를 하는 사람들 모습이 한국을 연상케했다. 얼굴 동글동글한 직원분이 영어를 못하셔서 약간의 혼선은 있었지만 무난히 넘어갔다. 아메리카노가 없어서 그 카페 이름이 적힌 메뉴를 먹었더니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맛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막간에 스포츠 센터를 구경했다. 성희형이 수영을 좋아해서 형은 거기서 수영을 하고 나는 헬스를 할까 정말 고민했지만 나중에 그 시간을 아까워할 수도 있을것 같아 그냥 참고 발걸음을 돌렸다. 스포츠 센터를 나와서 바로 옆에 시장이 있어서 잠깐 들렀는데, 아침 시간이라 거의 문은 닫혀 있었고 과일 상점에서 할아버지에게 애플 망고로 추정되는 과일을 하나 샀다. 우리가 영어를 하자 할아버지께서 종이에 시크하게 가격을 슥슥 적어주셨던게 생각난다. ㅋ 그렇게 하고서는 숙소로 들어갔다. 성희형은 새벽에 샤워를 해서 그냥 내가 먼저 씻었다. 씻고 들어와보니 성희형이 누런 망고물을 줄줄 흘리면서 망고를 까먹고 있었다. 맨손으로 까서 누더기(..)와 같은 형상이었지만 정말 맛있었다. ㅋㅋ 국물 때문에 수건을 하나 못쓰게 된 것 같아 죄송했다. 전과1범 이성희. 시간이 촉박하여 재빨리 체크아웃을 하고 다음 숙소를 잡을 Zhongshan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역을 향해 가다가 전날은 우연히 가이드북에서 봤던 시먼홍루를 발견했다. 전날은 어두워서 못봤던것 같았다. 옆에 일본일 커플이 있길래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을 부탁했다. 시먼홍루는 들어가보지는 않았고 주위만 한바퀴 걸었다. 이 건물 뒷편에 칵테일 바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과연 문은 닫혀 있었지만 화려한 밤을 연상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술집들이 있었다.
Zhongshan 역은 그 부근이 대만의 가로수길이라는 평을 듣고는 꽂혀서 가기로 한 곳이었는데 뭐가 많지는 않았다. 밤에 숙소에서 나와서 근처 멋들어진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일기를 쓰는 상상을 하면서 찾아갔었는데 가로수길이 그렇듯 실상 우리가 묵을 만한 곳은 많지 않았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발품을 팔다보니 지하철로 한 정거장 다음인 Shanglian 역 까지 살펴보면서 갔다. ShShin 이었나 하는 호텔과 Beauty hotels B stay 라는 호텔을 최종 후보지로 삼고 고민한 결과 후자가 더 깨끗하고 저렴해서 그곳으로 선택했다. 결국 Shshin 거기도 나중에 한 번 묵게 되지만... ㅋㅋ
two bed를 외치며 방은 일사천리로 잡았다. 짐도 맡겨서 홀가분했다. 호텔 직원이 영어를 못해서 일본어로 우리에게 말을 묻고는 엄청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ㅋㅋ 한국이나 대만이나 외국인이 영어로 물으면 부끄러워 피하는 건 매한가지인 것 같아 재미있었다.
짐을 맡기고 고궁박물관으로 향했다. 사실은 원 계획은 예류 지질공원을 보고 와서 낮에 박물관을 가는 것이었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미리 짠 계획은 다 부질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름 장지역 가든파이브를 내 집처럼 드나들며 성희형과 교통편 하나하나 적어가며 계획을 짰는데 본격적인 여행 첫째 날부터 무계획 여행으로 바뀌었다. 각설하고, MRT (지하철)를 타고 근처의 역으로 간 후, 버스를 갈아타고 갔다. '유스 트레블 카드'라고 해서 배낭여행온 사람들을 위한 다용도 할인카드가 있는데, 박물관에서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고 하여 지하철역에서 발급받았다. 거의 쓸모가 없었던 카드인데 유일하게 이 곳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은 곳을 향해 가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정류장이 영어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가기 쉬웠다. 날이 굉장히 무더웠다. 배낭이 있었다면 정말 큰일날뻔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박물관의 크기가 보통이 아님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 박물관을 다 보려면 10년에 걸쳐서 봐야한다는 말을 들은 것 같은데 사실일 것 같기도 하다. 사실은 여행에 있어서 박물관 같은 곳들은 안보면 아쉽고 시간들여 보기엔 나중에 기억이 안나는 계륵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서 잘 가지 않지만, 이번엔 계륵을 먹기로 선택했다. 세계 3대 박물관이라고도 하고 장제스가 중국 유물들을 싹싹 긁어모아 가져왔다고 하니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박물관은 정말 컸다. 전시실도 자기, 서예, 금속공예, 그림 등등 많은 분류로 나뉘어져 있었고 그 한개 한개의 분류도 많은 전시실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 규모에도 불구하고 관람 공간이 결코 널널하지는 않았다. 수많은 배낭여행객들과 현지인, 몇 팀의 단체여행객들이 함께 보다보니 그 큰 공간들도 비교적 북적북적하다고 느꼈다. 특히나 단체여행객들은 몇 가지 포인트가 되는 유물들만 찍어서 관람하다보니 전시실들을 가로지르며 다녀 방해가 되기도 했다. 기분나쁘진 않았다. 단체여행이 그런거지 뭐.
온갖 화려한 유물들이 많았고 유명하다던 옥배추와 동파육 작품들도 줄을 서가며 보았다. 옥배추&동파육 이 투톱은 박물관의 트레이드 마크인지라 줄이 정말 길었고 관람할때에도 한번에 한전된 인원을 들여보내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등떠밀려 움직일 수 밖엔 없었다. 전반적으로 잘 못보긴 했지만 그래도 옥배추에 매달려 있던 메뚜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성희형은 미처 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ㅋㅋ
전시된 물품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의외로 서예 작품들이었다. 동양 예술에 관해서라면 종잇장보다 못한 얕디 얇은 조예를 가지고 있는 터라 내가 무언가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에 애로가 있지만 서예 작품들은 척 보기에도 '우와...멋있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유명한 왕희지가 쓴 글들도 꽤 있었는데, 무슨 말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서도 글씨가 주는 기운만은 확실히 느끼고 왔다.

다 보고 나온다고 나오긴 했지만. 어떻게 관람을 할지 충분히 설계를 하고 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서 얼마나 잘 봤는지는 모르겠다. 적절히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어느 정도 봤다는 생각이 들자 밖으로 나왔다. 제 2 전시관도 있길래 입구까지 보았지만 별다른 건 없고 문헌정보실(?) 같은 공간과 함께 뭔가 아예 다른 서양화 전시회를 하고 있어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 앞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기 전에 배가 너무 고파서 MRT 역 안에 있는 스시 가게에서 유부초밥을 사먹었다. 버블티도 하나씩 먹었다. 공차로 대표되는 한국 버블티와는 다르게, 버블티 안에 있는 버블... 그 뭐더라.. 음... 펄이 매우 작았다. 알로에 음료를 먹는 느낌이랄까. 그런 것과 비슷했다. 버블티 메뉴가 많아서 뭘 주문해야할지 어려웠다. 내 영어도 심각하지만 대만 젊은 분들이 생각보다 영어를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아 조금 힘들었다. 적당히 손으로 찝어가며 주문했다. 숙소를 돌아가는 길에 왜그랬던지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한 두 정거장을 걸어가기로 했다.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걷던 중에 어쩌다가 운좋게 스린 야시장 표지판을 보았다. 간식이나 먹자 싶어서 따라서 골목을 걸어갔더니 시장이 나왔다. 아직 애매한 저녁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않고 가게들도 많이 열지 않은 상태였다. 구경을 할까 말까 했지만 다음 일정도 있고 아직 여행 초반이라 시간이 많기도 해서 (그렇게 스린 야시장은 구경하지 못하고 왔다.) 나중에 다시 오기로 했다. 배가 고파서 간식만 한두개 먹기로 했다. 소세지 구이와 뭔가 고기가 잔뜩 들어간 찐빵 비슷한 것을 먹었다. 가격에 비해 양이 정말 넉넉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대만의 소세지는 들은대로 맛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어메이징 했다. 소세지라기 보다는 고기를 갈아서 넣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장 맛뵈기를 하고는 MRT를 타고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서 재빨리 씻고, 마오콩 곤돌라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돌아가기 전에 배가 너무 고파서 MRT 역 안에 있는 스시 가게에서 유부초밥을 사먹었다. 버블티도 하나씩 먹었다. 공차로 대표되는 한국 버블티와는 다르게, 버블티 안에 있는 버블... 그 뭐더라.. 음... 펄이 매우 작았다. 알로에 음료를 먹는 느낌이랄까. 그런 것과 비슷했다. 버블티 메뉴가 많아서 뭘 주문해야할지 어려웠다. 내 영어도 심각하지만 대만 젊은 분들이 생각보다 영어를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아 조금 힘들었다. 적당히 손으로 찝어가며 주문했다. 숙소를 돌아가는 길에 왜그랬던지 지금은 기억이 안나지만 한 두 정거장을 걸어가기로 했다.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걷던 중에 어쩌다가 운좋게 스린 야시장 표지판을 보았다. 간식이나 먹자 싶어서 따라서 골목을 걸어갔더니 시장이 나왔다. 아직 애매한 저녁 시간이라 사람도 많지 않고 가게들도 많이 열지 않은 상태였다. 구경을 할까 말까 했지만 다음 일정도 있고 아직 여행 초반이라 시간이 많기도 해서 (그렇게 스린 야시장은 구경하지 못하고 왔다.) 나중에 다시 오기로 했다. 배가 고파서 간식만 한두개 먹기로 했다. 소세지 구이와 뭔가 고기가 잔뜩 들어간 찐빵 비슷한 것을 먹었다. 가격에 비해 양이 정말 넉넉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대만의 소세지는 들은대로 맛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어메이징 했다. 소세지라기 보다는 고기를 갈아서 넣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시장 맛뵈기를 하고는 MRT를 타고 숙소로 들어갔다. 숙소에서 재빨리 씻고, 마오콩 곤돌라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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