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게임 : 푸에르토리코 2014 신판



공부도 할 겸, 친구 집으로 받아놓은 푸에르토리코 한글 신판을 가지러 갈 겸 학교에 갔다. 본래는 택배만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려고 했는데, "야 이거 뭐냐? 한판 해보고 가지 왜." 라는 친구의 말에 급작스럽게 판이 벌어졌다. 친구들은 '태양신 라, 렉시오, 링코' 등을 내게 소개받아 재미있게 즐겼던 적이 꽤 있는터라, 보드게임에 대해서 재미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편이다. 이제까지 해왔던 게임들에 비해서 좀 더 깊은 사고를 필요로 할 게임이라 약간은 망설였지만, 어찌됬든 하기로 하고 친구들은 컴퓨터 게임을 시켜놓은 다음 혼자 설명서를 폈다.


07년도에 다이브다이스에 가입하고 수도 없는 푸에르토리코 후기를 읽었지만, 직접 해본적은 한 번도 없었고 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여러 가지 직업들이 있고 그 여러 직업을 공유해가며 농장을 경영해가는 게임이라는 것 밖에는. 짧은 시간동안 룰을 파악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됬지만, 푸에르토리코를 카드게임으로 리메이크 한 산후앙을 해봤었고 훌륭한 분들이 올려주신 동영상 매뉴얼을 참조해서 보다보니 나름대로 게임을 돌릴 수 있을 정도로는 룰 파악이 되었다. 내 기억속에 굉장히 오랫동안 부동의 랭킹 1위 보드게임으로 남아있는 푸에르토리코를 하게 된다니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첫 플레이라 안그래도 우왕좌왕 하는데 친구들의 질문 받아주랴, 설명서를 보면서 그때그때 에러플 잡아내랴 정신없이 게임은 진행됬다. 후기는 많이 읽었던 터라 보았던 전략 중 가장 따라하기 쉬워 보이는 옥수수러쉬로 길을 잡았다. 생산, 선적을 반복하면서 몇 턴을 보내고 나니 친구들도 어느정도 패배의 기운이 느껴지는지 "아니 저놈이 우리한테 사기친다!"며 각자 살 길을 정신없이 모색하기 시작했다 ㅋㅋ. 나의 강냉이 밭들은 처음에는 강력해보였지만 친구들의 커피와 담배밭이 어느 정도 구축되니 보잘것 없는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 친구는 완전히 말려서 이도 저도 못하고 있었지만 다른 한 친구가 대형 건물 2개를 먹으면서 바짝 쫓아왔다. 다행히 나도 시청을 뒤늦게 건설해서 결과적으로 1등은 간발의 차로 지켜낼 수 있었다.


한 판을 마쳤더니 2시간이 흘러있었다. 처음 하다보니 건물의 기능들도 하나 하나 읽어보며 할 수밖에 없었기에 오래걸렸는데, 다음 판에는 조금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2시간을 좁은 자취방에서 쪼그려 앉아 플레이 했는데 시간가는줄 모르고 했다. 일어나려니 모두 다리가 저려 비틀비틀 거렸는데 게임 중에는 전혀 모를 정도로 몰입해서 했다. 친구의 평도 '이제 까지 했던 게임들 중 가장 재미있는 것 같다.'로 좋았다. 처음부터 꼬이는 바람에 완전히 길을 잃었던 다른 친구가 한 판 더 하고 가라는 것을 간신히 뿌리치고 나올 수 있었다.


첫 판을 이기긴 했지만 사실은 전혀 감이 않온다. 수 년간 부동의 보드게임긱 랭킹 1위 게임으로 남아있었을 만큼 수 많은 전략이 존재할테니 놀랄일은 아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명불허전. 오늘은 3인플이었지만 조만간 4인플이나 5인플을 해보고 싶다. 훌륭한 게임을 접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라벤스부르거 코리아에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로 멋진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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